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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II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46회 작성일 20-06-27 00:10

본문

통영 II

 



당신을 보면 비늘이 떠올라요.


땅 위에 내던져져 헐떡이는 

수많은 비늘들이 딸가닥 딸가닥 소리 내며 

햇빛을 반사하여 제각기 들썩이는 것을 보면,


누가 당신을 이등분냈나요? 


제 철이 아닌 선홍빛 양귀비꽃잎을 씹어 

황홀한 즙을 

당신 입 안에 흘려넣어줄께요.


어느 예리한 것이 있어 

당신의 통각(痛覺)을 황홀로 바꾸어주는 것일까요? 


그것은 동백나무 잎이 마중나온 저 심연의 

부끄럽고도 은밀한 

숨결이 아닐까요? 

부끄런 창문 빼꼼 열고서 

폐렴 걸린 아이가 그 안에서 죽어가는.


여기서 거듭 흩날리라고   

동백꽃 귓속에 청신한 바람 불어넣는 

각혈하는 빈 의자가 아닐까요?  


불타고 있는 

의자.


그것은 하루 종일  

물결로 왔다가 

물결로 물러가네요. 


유월의 구름이 

조용히 모여드는 집.

세상에 지는 벚꽃잎들이

모두 모여들고 있는 창가.

그대여, 

머리 위에 나부끼는 

동백나무 그늘을 

그 나부낌 사이 사이 영원한 휴지기(休止期)

생각 많은 정원과

투명한 속삭임, 

남해 바다,

통영의 그 비린내 감도는

빛나는 거리를 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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