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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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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12회 작성일 20-07-08 17:47

본문

수국水菊 / 백록

 

 

 

동방의 진주가 어느덧 자기애처럼 비치는 작금이다

그 홍콩이 몰락의 위기를 맞고 있다

팔월 공산 같은 공산共産이 눈앞이라며

발 없는 새의 사연

아비정전阿飛正傳2부는

결코, 없다며


여기는 불의 나라다

어쩌다 물의 나라로 비치는 

나는, 그 1부를 아비의 정전停電이라 읽는다

그 까닭은

지금도 나는 그를 대하는 순간

눈앞이 컴컴하므로

 

당신은 한때 귀한 사각모까지 쓴

가문의 진주라 여겼다

지붕 같은 부친은 일찍이 왜놈에 짓밟혀 죽고

울타리 같은 조부조차 무자년에 휩쓸려 쓰러지고

참한 형마저 동란에 불살라버렸으니

어차피 그는 집안의 기둥이었다

그 뿌리까지 뽑힐까

내 할머니 그 어미에겐 늘

불안 불안해하던

 

마침 오늘 나는 언뜻, 갯가에 흐드러진 너의 말씀을 훔친다

이미 귀신처럼 변덕스러운 너의 몰골을 마주한다

이윽고 너의 화려한 행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시들시들한 불상의 불쌍한 표정에서

일그러진 불두화로 비친 너의 불안을

나의 불안으로 두루 살핀다

나를 닮은 그 아비 같은

그 정전 같은 너의

머잖은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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