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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29회 작성일 20-05-16 14:08

본문

적(敵)
- 비수
 
아마도 저의 기억이 악의 받침으로 쌓인 것이다
결코, 적당의 어근이 아니다
색깔은 보나마나 아주 붉다
그 맛은 뭇 열매처럼 대체로 달 것 같지만
울대의 흘수선을 벌컥거리며 넘보는
이놈은 아주 맵고 쓰라리다
웬수를 떠올리는 발악의 무리
끼리끼리 떼를 지으면
기꺼이 산적이 되는
 
냉대의 적도 근처
차디찬 성질머리
지금의 너는
송두리째 뽑아버려야 직성이 풀릴
한의 뿌리를 흔드는 족속
철천의 해충이지만
 
나는 오늘
 
부처의 자비와 측은과 등등의 심기를 품고
예수의 사랑과 믿음을 붙들고
맹자의 성선과 순자의 성악
그 썰들의 어중간에서
사뭇 적적한 애간장을 끓이며
어기적 어기적거리며
적잖게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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