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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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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67회 작성일 20-05-13 08:52

본문


구름


석촌  정금용




저 아슴아슴 멀어지는 어미 없이 부화된 물떼새

국적 없이 국경을 넘나드는 허름한 떠돌이 

바람에 몸을 싣고 먼 길 나서는 아무에나 그 무엇에나 얽매이지 

않으려는 해탈에 골몰하는 수행승


미처 다스리지 못한 부아가 치밀면 격 없이 지낸 해와 달과 별빛마저 가려

온 천지를 질척거리는 어둠에 빠뜨려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는 오지 않을 듯 거리낌 없이 떠나간 나그네였지만


메마른 대지에서 기다려온

목마른 잎사귀에 푸른 입술을 되찾아 주려는 듯

예고 없이 다녀간 흔적에 기갈 면한 누리에 이웃들이 미더워 마지않는 


한결같지 않은 예측을 비켜가는

있어도 없고 없어도 있는 듯한

  

그 탈속한 외모가 그지없이 수더분해  

가보지 않은 막막한 허공을 구석구석, 눈 시리게 찾게 되는 


언젠가 짙은 저녁놀에 들어앉아

벌겋게 타들어가는 뜨거운 불길로 넋을 빼놓더니 때아닌 돌연한 

바람의 등을 타고 태생이 물임을 서슴없이 밝힌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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