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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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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66회 작성일 20-04-18 15:20

본문

4월의 연대기 / 백록
 
나는 초하룻날 만우절에 태어났습니다
이튿날은 미국에서 남북전쟁이 일어났다는데 너무 오랜 일이라 기억에도 없지만
초사흗날엔 어느 섬에 무자비한 난리가 있었지요
섬사람들 억울한 죽음을 부른 사태였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사건이었다가
지금은 그냥 4.3으로 남은
그 다음엔 날 좋은 청명이 한식과 식목일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겹치거니 한답니다
그럭저럭 며칠 지나면 나라 잃은 설움의 임정이 얼씬거리지만
다시 며칠 지나면 나라를 되찾은 걸 기념이라도 하듯
야단법석의 의원나리들 선거일이지요
이래저래 좋은 날 하루 지나기도 무섭게 항로 잃은 세월호가 서해를 허우적거리며
나를 애태우지만
이틀을 더 보내면 혁명의 기념일이 따라 장애인의 날이 과학의 날이 새마을의 날이
법의 날이 줄줄이 이어지다
끝자락 무렵이면 충무공과 부처님이 비치지요
 
이 4월을 누가 잔인한 달이라 했나요
가까이 백범이 계시고
충무공이 늘 우릴 지키시고
부처님이 보살피시고
진달래며 철쭉이며 이 꽃 저 꽃
활짝 피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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