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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都市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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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연풍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5회 작성일 20-03-14 18:17

본문

도시락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혼자 먹는 점심
요즘 유행이란다

지난 주말 소심하게 상경한 엄마표
멸치조림과
차갑게 변해 버린 제육볶음이 뒤엉켜 있다

만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단칸방 한 귀퉁이에서 이리 지지고 저리 볶여 눌려 있는 것이다
지쳐 있는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수많은 흔들림 속에서
각자의 맛과 레시피를 잃고 하나의
반찬이 된다는 것이

처음 나에게 담겼을 때
아내의 바람과 달리
초라해진 도시락(都市樂)

모든 것은 앞만 보고 뛰어온 나의 잘못

그래도 아직 남아 있는 공깃밥 온기에
나만의 반찬을 비벼 먹는다

어제 읽은 산문시처럼
둘둘하나 믹스커피처럼
잘 섞여 있다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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