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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진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917회 작성일 25-10-05 08:54

본문


흑진주   / 최현덕

 

 

두피에 문신 새기던 날,

 

각자 오늘을 간직하는 소리

쇳소리가 오늘을 파고 들었다

추상적인 잉크선 위에 고독과 아름다움이 흘렀다

잊힌 바다가 밀려들고, 침묵의 별도 지켜보고

사람들 사이에서 외로움이 스미는

잔물결처럼 흐르는 디테일, 그 고요 속에

아무도 모르는 점의 세계가 탄생하며

피부 위에 자유분방한 흑진주를 낳았다

시들지 않고 피어날 흑진주,

두피에서 등짝, 가슴, 허벅지까지 피어난 꽃이다

살결 위에 정원이 펼쳐지고

꺾이지 않는 잎마다 달빛 같은 침묵을 머금었다

흔들리는 마음이 무섭지만 아름답다

작은 별들이 무성한 숲을 이룬 나만의 정원

결코 외로움과 고독이 있어 더 슬프지 않다

잉크가 낳은 방에 지울 수 없는 기억을 낳았고

살결 위에 조용히 속삭이는 그림자를 두었다

침묵을 머금은 흑진주,

시들지 않는 문장이 되었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창작방에 들어와 보니 시인님께서
예술 작품 같은 시를 올려 놓으셨네요.
감각적인 이미지와 서정적인 문장으로 이어지다가 시의 마지막 행 "시들지 않는 문장이 되었다"가
결국 삶의 기록과 자아 선언으로 마무리 된 듯 합니다.
시인님의 시는 문신을 넘어 삶의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뛰어난 시임이 틀림없습니다.
제게 너무 좋은 추석 선물을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귀한 걸음 감사합니다.
속알머리가 없어서 문신하러 갔드랬지요.
그냥 따끔 정도로 알았는데 꽤 아프더군요.
그러나 하고 나니 자신감이라 할까요
머리 숱이 무성해 졌지요.
뭔가 많은 사람이 변신을 꾀하는 모습에서 글을 썼는데
늘 졸작을 피할 수 없습니다.
좋은 말씀은 채찍으로 받겠습니다.
추석명절 행복하세요.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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