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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빚은 시간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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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9회 작성일 20-01-21 20:34

본문

철학으로 빚은 시간의 발자국



겨울비에 물크러진 감색의 아스팔트 길에
뭉텅뭉텅 진화론의 물비늘이 걸어간다
바다가 낳은 파도와
파도가 낳은 유인원과
유인원이 낳은 인간들과
인간들이 낳은 거친 출근길이
진화론의 허파 속을 걸어간다

진화론의 남성이 청색의 꿈길로
들어서자
윤회론의 옷을 갈아입은 여성이
고혹적인 눈빛으로 칠흑의 밤을 유혹한다
달빛이 빚은 와인과
와인이 빚은 별 무리와
별 무리가 빚은 애증과
애증이 빚은 카페에서
마침표를 찍으며 사멸해가는
금발머리 여성의 혼돈일까
새벽 물 안개는 미증유에 휘감긴 속옷을
벗어던지고

기어이 종말론과 계약한
아침햇살의 꿈틀거림
햇살과 관계한 진화와
진화와 관계한 윤회와
윤회와 관계한 도파민
도파민과 관계한 본능
본능과 관계한 이성, 이성들의 포효
제멋대로 멋쩍은 그들의 아우성을
등에 업은 조각배 한 척이
종말론의 우주 한가운데
뇌혈관 속을 항해할 때

마침내
은하계 뒤뜰 안드로메다 초록마을에
닻을 내린 종말론의 핏덩어리들은
살구빛 무량 영겁의 시간 밭에서
금빛으로 일어서기 시작했다
빛과 어둠의 시간마저 초월한
지구별 저 편의 퇴근길
까무룩한 스마트폰 액정에서
섬찟 섬찟 반짝이는 창조론의
선연한 발자국처럼

그곳에는 선택론을 망각한 자유의지가
오로라 한 줌을 머리에 이고
거꾸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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