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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의 산골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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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7회 작성일 20-01-11 09:11

본문

눈오는 날의 산골 연가


정호순

 


함박눈 내리는 날 쏟아지는
눈덩이 맞으며 눈 마중을 간다


펑펑, 꽃눈송이가 재재거리는

입 속에 날아들어 연방

입술을 간지럽히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머리에
털어도 끊임없이 눈이 내려 쌓인다


온 누리의 생물체가
따사한 은이불 뒤집어쓰고
단잠의 꿈 찾아 나서는 길


무엇 하러 나오셨나, 작은 멧새 한 마리
눈 덮인 대지를 종종 걸음으로
생채기를 남긴다


누가 쫓았나 제풀에 놀랐나
후드득 날아올라
탐스럽게 소복이 얹힌
우듬지에 날개를 접는다


잠시 쉬는가 싶던 바람도 짧은 여운을 남기고
이내 날아가 버리는 새털구름 한 조각


떠난 새의 빈자리 가는 떨림은
가루로 은빛대지에 흩어지고 세상은

다시 적요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눈은 세상을 향하여 하염없이 뿌리고
나무도 풀도 바위도 나지막이

대지의 품속에 고요히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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