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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컷의 반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911회 작성일 19-12-12 19:19

본문

어느 수컷의 반추反芻 / 백록

 
누구는 이 나이에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며 엄청난 뜻을 펼치다
졸지에 망가지기 시작했다지만
채 뜻을 품기도 전에 마땅히 할 일을 몽땅 까먹어버렸다는
붉은 닭의 되새김질이다
 
정유의 재란 같은 그날은 마침 달 반 쪼가리가 자정을 알리던 시각인데
새벽으로 착각한 암탉의 울음을 따라
저도 마침내 벼슬 같은 고추를 보았다며 동네방네
수탉의 훼치는 소리 요란했을 터
막상, 그 고추는 기껏 섬 한 귀퉁이에 처박힌 신세
익을 새 없이 바싹 말라버린
텃밭 처지란다
 
평생, 덜 여문 고추 달랑 두 개 따고
거친 바다 건너 황야로 내보낸 채
허구한 날 전전긍긍하던 차
언뜻, 술 취한 그날이 개날인 듯
하필, 12가 시비로 거듭 읽히던 그날
한밤중 건넌방에서 개 짖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눈 벌개진
어느 늙은 닭 한 마리
콘크리트 지붕에 올라 한참을 기웃거리고 있다
 
애초에 잃어버린 반쪽의 기억을 떠올리며
구름이 삼켜버린 반쪽 달 기다리며
웬 까닭의 사연을 내생의 알로 품고
새날의 보름달 그리며
멍하니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결 같이 시를 쓰시는 시인님
타고 났다는 말씀 올립니다
재미로 키우는 청계닭이 너무 많이
불어나서 친구들  불러  좀 줄여 보았습니다
기고 만장 하던 수닭
사라진 반쪽을 떠올리는지
요즘은 맹 한것 같습니다 ㅎ
늘 몸건강 하세요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우중 씨 초창기에 활동하던 모습이 기억 납니다
손 가방 하나 달랑 손에 들고, 참! 바쁘게 돌아 다니는 모습이었습니다.
저 개인으로 뭐라 평가해야 할지, 그러나 한 시절을 풍미한 기업가로 마음에 남기고 싶습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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