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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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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봄뜰0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6회 작성일 19-12-14 00:03

본문

겨울 그림자

 

비가 오면

할 일 없는 그림자가 때때로

외투깃을 세우고 홀로 거리에 나선다

 

입체감 없는 그의 뒷모습에서

새들이 버린 빈둥지의 흑백사진이 떠오른다

 

몇 시간째 외출을 하고 돌아와

걱정스런 눈빛으로 현관문에서 서성이는 나를

안으로 들어가라 등을 떠민다

 

어느새 어둑해진 방에 불을 켜자

젖진 않았지만

손에 닿는 그림자의 손이 차갑다

 

가볍게 기침하는 그를 위해

난로가에 마주앉아 따뜻한 마테차 한 잔을 건네고

스쳐지나온 거리의 풍경을 눈감아 듣는다

 

주전자 뚜껑이 소리죽여 달그락 거리고

창밖엔 겨울비가 추적 추적 끝없이 내리고

빛나며 일렁이는 그림자만 바다위에 남긴 채

겨울철새가 줄지어 날아 점 점으로 멀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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