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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技術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447회 작성일 19-11-16 09:41

본문

죽는 기술(技術) / 安熙善


우리 모두 그 언젠가는,
각자의 묘비 뒤에 쓸쓸히 눕겠지만

겨울을 향해 누워버린 애잔한 가을처럼
하얀 서리 묻은 외로운 낙엽처럼
기억을 모두 털어내고 침강하는 시간처럼
오직 적막한 기다림으로 텅 빈 가슴처럼
마지막 풀잎소리에 기울이는 허황된 귀처럼
모든 건 공허하기에, 입으로 미망(迷妄)의 시를 부르며
나는 서서히 나에게 스스로 부드러운 사망을 권유하는데,
또 다른 낯선 사람이 어느덧 내가 되어
먼 소망의 눈짓으로 미련한 사랑을 한다

몸 안에 숨가쁘게 헐떡이는 예리한 심장

그 뜻을 모르는 나는 아직도,
세상을 모질게 살아내는 삐에로의 숙명(宿命)만 생각한다
아, 죽음보다 창백한 영혼에 못박힌 삶 하나 부여잡고

줄기차게 언제나 내 줄을 끊어버리곤 했던 절망 같은 것,
그것은 지치지도 않는지..

이번엔 기어코 아주 오랜 잠을 잘 준비를 해야겠다
그 누가 제 아무리 흔들어도 깨어나지 않을,




이젠 안녕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죽는 연습
필요하겠다는 생각입니다
그것도 기술이라는 생각
거듭거듭
전생의 기시감으로 되내어 봅니다

ㅎㅎ

이건 웃음으로만 보지 마소서
감사합니다

andres001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죽음도 탄생만큼 의미가 있어야 하고,
그것이 무의미가 되지 않기 위해선
기술도 필요하단 생각입니다

이를 부연 敷衍해 말하자면,
삶의 시발점인 탄생과
그 종착적인 죽음,
그 죽음을 다시 넘어서는
어떤 경계에 이르자면
그냥  막무가내로 애매하게 죽는 것보다
무언가 의미있는 <죽음의 기술> 또한
필요한 거 같구요

결국, 의미에서 의미로 이어지는.. 크게 완성되는
순환적 도형 圖形이 영혼의 보람된 무대가
되겠지요

허접한 글인데..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andres001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실, 우리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시간의 흐름과 함께 늙어가고
- 그래서 나이를 말할 때 years old 라 하고
종국엔 죽음과 마주하지요
(그 어느 누구도 예외없이)

그러니까 인간이란 탄생할 당시부터
각자의 손아귀에 한정된 시간이란
한 가닥 끈을 쥐고 태어나는 거
같습니다

시간이란 다름아닌 우리들의 가능성의 묶음일진데
따라서 죽음에 이르는 시간의 흐름이란
평면적 사고 思考로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대상이기도 합니다

매 순간 죽음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죽음을 달가워하지는 않기에..

하여, 우리는 그 한정된 시간의 끈을 놓기 싫어서
발버둥을 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시간의 끈이란 건 어느 시기엔가는
나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반드시  뚝 끊어져 버립니다

그런 걸 의식하자면,
부르스안 시인님의 말씀처럼
자신의 무력함과 존재로서의 한계를
실감하게 되는데요

어차피 마주할 죽음이라면
(삶에서 주어지는 숱한 고통도 그렇지만)
피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그걸 흔쾌히 즐겁게(?) 받아들이는 기술도
필요할 거 같고

따지고 보면, 지금의 생이 있기 위해서는
그 반대급부로 전생의 죽음이라는 듬직한(?)
발판이 있었기에 말입니다

저는 그래서 가을의 낙엽이
참 아름답다고 느끼기도 하지요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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