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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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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158회 작성일 19-11-03 17:02

본문



아마 내리는 눈송이들이 도시가 내는 소리들을 침묵 속으로 죽이고 있었나 봅니다. 맨해튼의 어느 거리에 낡은 유리창들이 즐비한 내 기억의 어둔 부분에 어느 밤 눈송이들이 사뿐사뿐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웨스트 42번가에서 이스트 110번가까지 10 킬로미터를 눈을 맞으며 걸어 왔습니다. 


조용한 버스가 눈이 얕게 깔린 길 위를 달려갑니다

맨해튼의 어느 거리에 눈송이들이 흐느끼거나  

유리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작은 유리종 안에 촛불이 흔들리고 있었던 것을 

구석에 쌓여 있던 스웨덴제 초콜릿들과 막 찍어 낸 선명한 그림엽서들

하루 일과에 지친 금발의 소녀 입가 미소가 사실은 피곤한 자의식에 살짝 겹치고 있던 그 광경을 

나는 내리는 눈송이들의 말없는 몸짓으로 읽고 있습니다. 


불 꺼진 집 앞을 지날 때면 순백의 눈송이들이 호흡하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센트럴파크 비현실적으로 높은 나무들이 손 벌려 눈송이들을 영접하고 있었다는 것을, 검은 빛과 흰 정적이 예리한 음향으로 화하여 내 발 밑으로 검은 그림자 안 차갑게 출렁이는 물이 거친 호흡으로 다가왔습니다.


상점들마다 쇼윈도우 안은 모두 텅 비어 있었습니다. 유리장식이 치렁치렁 매달린 빨간 드레스가 19세기를 거슬러 올라가 투박한 항아리에 담긴 장미송이들도 옛 귀부인의 뼛조각이 작은 고서(古書) 안에 접혀서 단두대를 기다리던 발라드가 모두 외롭게 겨울밤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거리는 점점 더 텅 비어 갔습니다. 속이 훤히 다 들여다보여서, 나는 겨울밤 눈송이들을 모두 읽어낼 수 있을 듯하였습니다. 


반스 앤 노블스에는 세상 모든 지형도(地形圖)가 다 흘러들어와 있습니다.

 

지나가는 이도 없는데, 어느 노부부가 손을 호호 불며 길가에 앉아 꽃을 팔고 있었습니다. 차가운 등불이 그 화안한 중심으로 노부부를 껴안고 있었습니다. 등불의 중심을 관통하여 생각 많은 눈송이들이 지구의 표층을 덮고 있었습니다. 꽃이 더 창백해질수록 노부부는 시무룩하게 발등을 내려다보며 서로 껴안고 있었습니다. 내던진 가방 안에는 더 많은 다리 잘린 꽃송이들이 하품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의 표면은 이미 얇게 살얼음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댓글목록

삼생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당신은 천재 인가요? 놀랍습니다.
이 시를 누군가는 아니 대부분 부정 할 것입니다. 시의 형식에 맞지 않으니까요.
함축은 없고 행도 불분하니까요. 더군다나 짧은 소설적 작가본 형식입니다. 소설가가
상상해 둔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 급히 메모를 해주는 형식입니다.
하지만 이 시의 전체를 보면 함축은 존재하며 호흡도 존재합니다.

짧으면서도정갈한 행이 나누어 진 시도 수작이 될 수 있지만 수작이 되지 못하면
그저 감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시도 전체적으로는 감상에 지나지 않지만
독자에게 이미지를 선명하게 떠올리려고 하는 수작입니다.

누군가 글을 읽고 그 작가가 내놓은 장소로 들어가 본다면
그 글을 이해 못할 지라도 일단은 성공한 작품입니다.

놀랍습니다.

.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 과찬해주시네요^^

눈 오던 밤, 맨해튼거리를 걸어왔던 기억을 그 감각을 한번 재구성해보고 싶어서 써 보았습니다. 뭔가 맨해튼거리의 감각을 총체적으로 구성해 보고 싶었는데, 그러다가 보니 행을 나누는 것보다는 뭉뚱그려서 모호하고 혼합된 감각을 주려고 하였습니다. 행을 나누어서 딱딱 끊다보니 전체적으로 뭉뚱그린 감각을 주기보다는 그냥 분절적으로 이미지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기교가 따라야 하는데, 그것이 어렵네요.

말씀하신 대로 그냥 이미지말고는 남는 것이 없는 시가 되었네요. 상상력이 소재를 장악하지 않으면 시가 되기 어렵나 봅니다.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장의 표현력이 좋습니다.

최근 시집 《조선 로맨틱 코미디》
많은 관심과 사랑에 힘입어
15권 주문하여,
선착순 15분께 친필 사인본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이번 주 중에 교보문고에서 출고되며,
도착하는 대로 사인해서 등기우편으로
선물해드리려고 합니다.

※ 신청은 카톡이나 문자로[010.3346.6328]!

좋은 11월 보내세요.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맨해튼 밤거리의 그 풍경이 눈에 선한데 그것을 표현으로 잡아내는 일은 참 어렵네요.

좋은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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