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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울 때, 슬플 때, 기막힐 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154회 작성일 19-09-28 10:14

본문

즐거울 때, 슬플 때, 기막힐 때, / 주 손



때때로 즐거움이라는 것이 때 아니게 불쑥 멀리서 찾아 온 벗과 격조로운 곡주 한 잔을 그윽하게 나눌때

그때 벗이 때깔 바랜 쇠가죽으로 만든 가방에서 묵은 옛이야기를 하나 둘씩 꺼내 놓을 때

때때로 철없던 때의 때묻은 사랑얘기에 실없는 웃음들이 투두둑 굴러 다닐 때

그때 참으로 무안하고 미안했던 때를 묵은 세월의 때처럼 기억하며 빙그레 미소 지을 때


어느 때 시장통을 걸어가고 있을 때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시집 간 누이의 땟자국 얼룩진 얼굴을 우연히 마주쳤을 때

때때로 들리던 시장 모퉁이 돌아 겨우 등 구부려 통과할 수 있는 허름한 식당에 마주 앉았을 때

고초당초 매운 시집살이 눈물로 하소연 할 때, 다시 한번 눈자위에 땟국물이 흐를 때

저 얼굴이 어릴 적 가난에 찌든 남매의 얼굴이었구나 하고 나도 몰래 때없는 눈물을 훔칠 때


때때로 버스를 타면 으레히 노약자석을 찾을 때,시나브로 갈 때가 가까워 오나 보다하고 주위를 살 필 때

저기 먼산 기슭에 강산이 셀 수 없이 바뀌도록 살아 왔던 때를 생각하며 안도감이 슬며시 스며들 때

집에 돌아와 멀거니 아내의 눈동자를 바라볼 때 초점을 상실한 아내가 혹시 치매인가 하고 곁눈질을 할 때

때때로 노을이 때 이르게 서쪽으로 기울어진다고 생각하여 무시로 아내 생각에 빠져들 때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의 독일 작가의 수필처럼
친구와 조우를 이처럼 맛깔나게  펼쳐 놓아
그 자리에 있는 것과 같은  이 감미로움에 젖어들게 합니다.
멋짓 벗을 몇 만 둬도 생은 외롭지 않다는
옛어른들의 명언이 오늘 여기 그대로 펼쳐져 있어 행복 자체로
자리잡게 합니다.
여유와 멋과 낭만이 어린 이런 벗과의 만남이란
생을 가장 멋지게 이끌고 가는 반증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주손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것 아닌 것들에 보람은 느끼는 우리사회,
귀한 보물보다 순수한 가슴이 따뜻 합니다
평소에 고운 심성을 사실대로 엮으신 것 같습니다.
마음 열며 사는 세상 무엇보다 따뜻 합니다
감사 합니다.

주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책벌레님,힐링님,두무지님,브루스안님

졸글에 귀한 걸음 주셔 감사드립니다
풍요로운 가을 맞으시길 기원 합니다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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