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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사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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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0회 작성일 19-09-05 12:01

본문

그의 사후/창문바람

한 사람이 죽었다

그는 가난했으며

가난에 져 홀로 죽었다

그가 진 자리

그제서야 많은 사람들이 모여

그를 생각하고 그의 아픔을 헤아린다

명백한 사실, 그는 홀로 외로이 죽었다

그야말로 부질없는 일

떠난 그는 당신들의 수를 셀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의 사진 앞에서

안타까움이란 가면을 뒤집어쓰고

그의 생을 평가한다

"안타깝다, 그러게 내가 살라는 대로 살랬지."

"안타깝다, 얼마 전 만났을 때는 좋아 보이더니."

"안타깝다, 하지만 빚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졌어야지."

안타깝다

그를 마음대로 헤집을 수 있는 주문

이곳은 마치 인스타그램과 다를 바 없다

그가 진 자리

밤이 깊었음에도 그는 죽었음에도

사람들은 그를 쑥덕임으로써

그의 자리를 채운다

명백한 사실, 그는 이미 죽었다

당신들이 무슨 말을 뱉든

그 뱉은 말이 그의 귀에 닿기에는

너무나도 늦어버렸다

혹은 그가 없어야만 지껄일 수 있는 사람들

부디 이제는 평안하시길

마음마저 가난했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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