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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오전 11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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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08회 작성일 19-07-18 11:16

본문

골목, 오전 11시 바람

 

 

 

볕드는 골목에서 바람을 본다

빌딩에 드리워진 나뭇잎커튼을 들추고

골목 끝에 가 머무는 바람, 바람의 길에서

사람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치마가 살랑

들리는 것도 아랑곳없이 풍문에 고소해한다

바람의 안에 들어가 바람을 본다

커피를 따르는 바리스타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예가체프 시큼한 향이 바람 속으로 흘러든다

고즈넉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처럼

자전거가 퍼뜩퍼뜩 빛 속으로 지나가고

청춘남녀는 바람을 향해 셔틀콕을 날린다

연원을 알 수 없는 배추흰나비가 미동도 없이

천천히 골목을 읽는 오전 11.

 

바람은 가지 끝에서 고요히 몸을 만다

바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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