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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의 기억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1,959회 작성일 19-06-19 09:07

본문

비루鄙陋의 기억 / 백록

 

 


손아귀가 언뜻 떠올린 비누칠 기억이지

이른바 비천한 삶의 누더기 행간이랄까

그야말로 야속했던 노정의 당신은

정녕, 누추陋醜의 비속이었지

 

미처, 주름살 숨 고를 새 없이 저린 뼈를 다그치며 새끼들을 보살피던 당신은

허구한 날 쉰밥을 삭혀 꼬인 창지를 달래던 당신은

속속들이 푸른곰팡이 어근이지

비바람 휘모리장단에 시달리다 시들해진 찔레꽃처럼

치레로 온갖 투성이를 달고 살던 당신은

비로소 죽어 눈물의 얼룩으로나마

찔끔, 씻길까 말까하던

궁색한 말미의 아린 어미의 품사

당신의 영원한 이름씨는


울 할머니

 

아! 그날의 쓰라린 족적은 어느덧 아뿔싸

세월의 비질로 쓸리며 빗물에 섞이며

태평양으로 널리 흘러버렸구려

거슬러 지중해가 삼켜버린

루비콘강 기억처럼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이 조모님의 기일시신가요?
역사 속에 묻혀 버린 분이신지요?

삼가 조상님의 명복을 비옵니다

오독이라면 결례를 혜량하십시요
읽고 또 읽고 가옵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시간 되시옵소서

백록 아우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당신이  가장 아꼈을 장남
6.25에 바친 제 백부님의 기일이 며칠 후랍니다
해서, 떠오른 할머님 초상입니다

감사합니다

유상옥님의 댓글

profile_image 유상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태운 시인님의 감정의 화산을 억누르는
장부의 의연한 기상에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엄지를 들어 봅니다. 건필하십시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상이랄 것까지 있겠습니까
때가 때인 만큼
그때를 살다간 어느 초상을 떠올려본 졸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유상옥 시인님!

주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사익의 찔레꽃의 장엄함이 할머님의 넋을안고
너울너울 한라산 어귀를 날아 다니듯 숙연 한 시,,

감사합니다 백록님!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의 비질에 쓸리고 빗물에 섞인
비루한 기억을 재상하는
나라에 바친 장남의 흔적을 더듬는
모정의 아린 가슴을 절절히 피우는 시향에
울컥 마음이 내려앉습니다
할머님의 마음을 대신 담은 문장에 숙연한 공감 놓습니다
고맙습니다 백록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문장을 앞선 해석에 제가 오히려 어안이 벙벙합니다
우리 모두의 비루한 기억이겠지요
요즘 사람들 눈치나 챌까 모를 일이지만
일기 대신 써본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희생이 있었으므로
지금의 탐라가 더욱 빛납니다.
님을 그리는 화자의 심정을 잠시 동감해 봅니다.
잘 감상하고 물러갑니다.
감사합니다. 백록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시대의 얼룩진 초상이겟지요
그 심정을 헤아리는 현덕시인님도 물론 그런 기억들을 품고 계시겠고요
공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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