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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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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33회 작성일 19-05-09 22:43

본문


그의 발을

포근히 감싸주던

소라 색 아크릴양말

신발창 속에서

무거운 노동에 눌리어

더는 견딜 수 없나보다

질통지고 오르락내리락 하던 주인

하루 일과 막걸리 로 마감하고

자취방에 쓰러져 코를 곤다.

땀내 밴 해진양말

더 이상 창피할 것도 없는

바짓가랑이 사이로

흘러나오는 헐렁한 삶

-

섬유산업이

활기 띠던 70년대

그는 부천소사 양말 공장

양말더미 속에 묻혀 산 적 있었지

고속 양말기계 120대가

밤낮으로 돌아갈 때

봉조가 딸리어

트럭에 양말을 싣고

이곳저곳 다니며

외주 하여 세팅 가공해서

수출 선적 맞추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었지,

잘 살아보세 노랫소리

공장마다 흘러나오던...

-

술에 내맡겨진 인생

이제는 양말 한 켤레 사 신는 것도

맘대로 안 되는지

수세미 같은 양말 벗지도 못하고

골아 떨어져 잠든 흘러간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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