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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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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8회 작성일 19-04-16 09:47

본문

시샤*

  활연




  기름진 들녘이었다
  연미복 입은 검은물잠자리 귀신 날갯짓
  돌밭을 헹궈냈다
  맹목이 책장을 넘기곤 했지만
  갈피엔 아무것도 끼워 넣지 못했다
  결정적 타이밍이란 요절인데
  죽는 일과 무관했으므로
  위대한 시인들과 항렬을 이루지 못했다
  고비란 고비 나물 아니던가
  공룡이 몰살할 때도 고비는 이파리를 늘어뜨렸었다

  강철들은 빠져나가고 연근이 뼈를 이룩했다
  봉두난발 감성적 지표종들
  정치는 물맛이다
  더는 전진할 것이 없는 쓸개 빠진 것들과의 교미를 즐겼다
  돌부리에 걸려 무르팍이 깨질 것인데
  물의 뼈들로 뱃속을 채웠다

  더는 점성술사를 믿지 않기로 한 날

  아홉 마디마다 빨간 뼈가 불거져 나왔다
  목적이 부패한 목적으로
  없는 살갗 속에 파묻힌 실핏줄
  결빙한 강을 보았다 살속으로 흐르다 그친 먹,
  먹은 멍 같았다

  우엉 한 잎으로 솟아 부질없이 허공을 톱질하고
  기억의 색 바래진
  돌밭 언저리 불안한 항거처럼 돋은
  불운의 적재적소가 마침 딱 그때라는 듯
  순식간의 절망과 밀월을 떠났었다

  숫자를 숭배하는 종족들이 수의에 미사를 드리는 날들이 흘러갔다
  행불은 등차수열처럼 나란했으므로
  마릿수 살과 뼈가 녹는 갠지스 노을을 바라보며
  느긋이 물의 연기를 뿜어대고 있었다


    * 물담배, 후카 (Hook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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