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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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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성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67회 작성일 19-03-31 22:55

본문

부르고 싶은 말이 괄호에 갇힐 때

기댈 수 없는 어깨에 머리를 기울일 때

밤이 펼친 종이 위에서

얼룩으로 메마른 시간을 읽을 때

뒤늦은 계절, 깊은 숲에서

느린 산책을 할 때

말할 수 없는 입으로 소리 없이 발음할 때


잊지 못해 잃지 않은 사람은 모래가 되고

그리는 사람은 진흙이 되어

흩어지거나,

뭉쳐지게 될 때


이루지 못한 시간이

지나지 못한 얼굴 앞에서 종이로 흐를 때


부풀어 오른 날들을 주워 그릇에 담으면

허기가 고봉밥처럼.

댓글목록

작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작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하지 못하는, 기댈 곳 없는, 잃지 않고 만나고 싶은, 그러나 그럴 수 없는 허기, 그러나 다시 부풀어오르는 허기의 반전
그렇다고 포만이 되어서는 안되겠지요. 멋진 착상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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