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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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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전영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23회 작성일 19-03-27 20:00

본문

오래된 가치

 

 

 

대학입시로 분주한 교실

그 한 모퉁이

가난이 목도리처럼 칭칭 감겨진 소녀

 

공병우식 세벌식 타자기

1분에 180타 200타

그 속도에 힘이 붙으면

어느 빌딩의 사무실을 그려보고

자음과 모음 위에 시골집의 펌프 우물과

개량될 슬레이트 지붕도 그렸다

 

빠르고 간편한 것만이

가치를 나타내는 디지털 시대

이제는 쓸모없는 고철 덩어리지만

한때 소녀의 꿈이었고 밥이었다

 

필리핀 구권지폐

500페소에 올라앉은 타자기

17세 최연소 종군기자

마닐라 타임스에 한국전쟁을 타전했던 타자기

38선 돌파

더 이상은 쓸 수 없었던

녹슨 가슴이 김대중 도서관에 보관중이다

 

소녀도 타자기도

숨죽인 울음의 생애였지만

세상의 모든 것에는 거기 그렇게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되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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