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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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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0회 작성일 19-03-23 12:51

본문

첫사랑

 

첫사랑이 떠난 밤이다

유성이 꼬리를 지우고 횡단해간 밤

녹슬 때까지 준비하고도

다하지 못한 말은 왜 극적인 순간에만 목젖이 닫혀버리는지

더없이 아프면 미소가 되는가

못이 삭아 뚫린 자리에

대못 하나를 박아넣는다

 

데칼코마니 밤

등화관제를 뚫고 나온 수상한 별들이

두 배로 발광하는 요염한 밤이다

이별한 별들이 오로라의 영혼을 흔들어

오르가즘 없는 푸른 울음 우는 각혈의 시간

다 잊는 거라고 얼버무리던 은하수는,

노을이면 손수건을 꺼내도 좋다 했는지

은하수에 머리를 처박던 농밀한 외로움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건지

 

향기 마른 낙화만 뿌리로 내려 보내는

화분이 숨을 고르는 밤이다

방사선촉수들이 억을 수거하여 돌아오는 밤

그다지 대수롭지 않음과

남은 시간 뫼비우스 띠에 태워 반송하면

무게 없는 깃털로 돌아올 수는 없는지

바람과 먼지 등등 극적으로 사라진 그림자들과

모래시계를 통과한 정갈한 시간을

농축시켜 환전할 수 있다면

한없이 너를 놓아줄 수 있겠네

 

수탉이 성긴 목소리로 횃대를 찬다

팥알 같은 새벽이 촤르르륵 빠져나간다

혼절의 밤을 기억하고자 다시 커튼을 치지만 

만져지지 않는다 다만 

배회하지 않는 오직 한 점으로 반짝 빛나는 지표


대못이 빠져나간 자리

그곳에 열쇠를 꽂는다

북극성으로 은하수가 모인다

눈물이 마르면 미소가 되는듯

 

한 생을 발 묶인 너로 거기 있어주었구나 

아! 그게 너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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