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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말하는 것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安熙善4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47회 작성일 19-03-18 14:15

본문

기회를 말하는 것들 / 안희선  


어두운 숲에선 밑바닥 벌레들이 꿈지럭대는 소리가 들린다

오랫동안 북녘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그 사이, 잔인한 도구의 비밀이 칼춤을 추었다

짐승들은 모두 일어나 태양을 삼키고

강남의 아파트 값은 하늘을 찔렀다

어쩔 수 없는 그 많은 기대 앞의 체념들

그래도 글쟁이들은 그들의 자연스러운 분리만 외쳐대고

고상한 타령만 불러댄다

뭐 하나 가까스로 어둑한 땅 위를 걷지 않는 것은 없었지만,

빛의 길을 발견하려고 애 쓰지도 않는다

그들에겐 오직 허명만 중요하다

그리고 우쭐한 선무당의 장식만 필요하다

끼리끼리 모여 앉아 다른 하늘 아래

음침한 골짜기에서 어설픈 노래만 불러재끼고

그런데, 그 노래에서 진실로 고단한 삶의 가락은

알뜰하게 삭제되고 건조하기만 하다

그들의 동무들이 없으면 서로의 이름을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공포에 떨며

확실히 흑남과 흑녀가 되어간다

그것들은 그것들대로 느끼면서 기회를 말한다

그 어떤 이는 또 재앙스러운 기회를 포옹한다

아, 꽉 박힌 기회들이여

그 상극스러운 분리여

축축히 젖은 긴 황혼이 지난 후,

아주 늦게 원주민의 발걸음은

마을 가운데 멀리 사라지며

내일이 사라지더라도 험한 산정을 넘어야 할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문득, 아득히 울리는 천둥소리 

댓글목록

요세미티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요세미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시인님, 화나셨군요. 갈데로 간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니 요즘은 맘이 좀 편해요. 100% 공감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삼생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시인님께서 보여주신 이 시는 전혀 다른 색깔의 시이군요. 예전 시는 자신이 써놓고 자신이 멋대로 자기가 시를 해석하고
세련되게 치장하시는 시들이 100% 였는데 오! 놀랍습니다.
안시인님의 다른 시편들보다 이 시가 더 설득력이 있고 더 읽기가 시 답습니다.
헌데 붙여넣기 복사만 하시던 분이 막상 이런 시를 쓰시려니까 습관이 안되시는지
아마추어적인 본성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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