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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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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53회 작성일 25-08-05 21:25

본문

/2025.08.05



ㅡ파괴자들 ㅡ




인부들이 몰려와

멀쩡한 산기슭을 물어뜯네

조그만 굴착기가

지구 한 켠을 파먹고 있어

틈실한 나무는 전기톱에

무 썰듯 잘려나가고

흐르던 개천은 흙더미에 막혀

꾸물꾸물 기어간다

시멘트로 처발라 꼼짝없이

질식 당하는 흙과 돌들

생명의 보금자리는 쑥대밭이 되었고

그들은 온 산을 파헤치고도

달랑 벤치 두개 심었으며

허어연 유령얼굴 바닥에 뉘었으니.


거하게 한탕 벌린 도둑들은

음지에서 돈을 나눠갖는다

탱탱하게 배를 불린 들개 무리는

또다시 포클레인 휘날리며

어디론가 우르르 몰려간다

숲과 나무, 흙과 생명은

극심한 공포에 하얗게 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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