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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놓아 주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061회 작성일 18-12-18 12:12

본문

 

 

 

 

 

 

허공을 놓아주다 /추영탑

손바닥으로 한 옴큼의 허공을 쥐어본다

허공의 촉수는 융모라서 얼마나 부드러운지

멀리서 만지는 수평선을

오가는 물길 같아서 감촉 없는 맨살

연애를 잃고 연애시를 쓰다가

오늘 헤어질 사람의 옷깃을 놓아주고

내일 만나게 될 누군가를 미리 데려와

옆에 세워, 가장 허술하고 가장 조밀한

섹스를 나누는 나룰 보면

저 넓고 높고 긴 사차원의 세계는 내게

방 하나를 던져 줄 것인데

 

아무리 난잡해져도 나무랄 얼굴이 없고

한없이 무구해도 칭찬의 말 한 마디 없으면서

지상의 모든 것을 대신 앓았으므로

허공에 한 철의 휴가를 선물하고 싶은 것이다

그는 눈길 하나로 맞붙어 있으나

때로는 얼마나 허무한지

그가 죽는다 해도 나는 그를 장송할

노래가 없다

입김을 불어내 듯, 손에 쥐었던 허공을

놓아 주는 것 외엔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생이 살면서 여러가지 쾌감을 느끼는데
오늘 시 속에 느끼는 쾌감이 좀 남다릅니다,

허공이라는 촉수를 융모로 삼고 그 위에서
깊은 연애편자 한 장 쓰는 시어를 접하고 갑니다
늘 탁월한 시상에 박수를 보냅니다
평안을 빕니다.

선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앞에 서면 뜻도 모른채
열애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 들게 하십니다
책임을 추궁할 힘도 없어
허공만 바라보다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공처럼 높고 깊고 높은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글로 쓰자면 끝이 없겠으나 마음으로는 항상, 내가 쓰는 방 중의 하나
자신을 내려다 보는 눈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두무지님! 주시는 박수 되돌려 소리는 그 쪽에서 들으시도록  하겠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아2 시인님!
불망의 칭찬 한 다발이 툭 떨어진 듯, 쓴 술에 달콤하게 취한 듯
기분 좋은 말씀만 놓고 가십니다, 그려!

순간 포착하였더라면 술 한 잔 대접랄 수도 있었는데...  자못 휑합니다. ㅎㅎ *^^

은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 님

언어의 마술사인줄 익히 알지만 너무 심하다
사랑도 그렇게 하는 군요
놓아 주고 본향으로 가라 하는 것이 좋을 듯요 ......

아이고야! 그님은 살가운 님이 야멸차게 내 치니
울고 갈거구만요
잘 감상 하고 가옵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옵소서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는 척하다가 웃겠지요.
세상 변한 걸 모르시남요?

고향도 타향도 다 살아 봤으니
이제는 새로운 곳이 필요할 듯...

허공의 집 한 칸도 괜찮을 듯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은 시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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