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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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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3회 작성일 18-11-26 15:46

본문

시인의 향기

 

- 비수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나를 반기더니 시인의 냄새가 난다고 했다

언뜻, 냄새는 향기와 다름없겠지 뇌까리며 잠시 우쭐했지만

로댕의 조각을 떠올리는 순간 금세 아님을 느꼈다

냄새는 향기를 포함하는 온갖 낌새겠지만

그 속엔 고약한 요소가 있을 것이므로

다분히 혹은 썩 피울 것이므로

 

시인의 향기를 제대로 풍기려면

꽃이나 열매처럼 향긋해야한다

뿌리에서부터 물씬해야한다

행간에 울림체의 그림을 품어야한다

춤을 추듯 노래를 부르듯

 

아무래도 시인이고픈 지금의 난

꽃들이 희귀한 계절에 홀로 핀

동백꽃의 향기를 맡고 있다

냄새라곤 전혀 없는 붉은 그림 앞에서

축 처진 어깨 들썩이며

흥얼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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