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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나무 아래의 와불(臥佛)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382회 작성일 25-07-03 12:02

본문

보리수나무 아래의 와불(臥佛)


 정민기



 절망이라는 심연에 빠지기 쉬운 여름날,
 보리수나무 아래 돗자리를 깔고
 와불(臥佛)처럼
 팔을 머리에 괴어 옆으로 누워 쉬고 있다

 엉큼하게도 살금살금 불어와
 내 주위를 맴도는
 그놈의 바람, 속마음을 알 수가 없다

 짝꿍도 없이 허공에 풀어놓은 구름 몇 마리,
 한가롭게 거닐고 있는데
 그동안의 추억은 그리 한가롭지만은 않아
 지나가는 사람을 무표정으로 바라본다

 빈 화분 같은 마음 어쩌지 못하고
 말끔하게 비운다

 내게 입혀진 옷이 맞지 않아도,
 그와 같은 옷이 내게 또 입혀지더라도
 나는 그의 그것보다도
 더 출렁거리는 마음을 간직한다

 그가 홀로 어딘가에서
 꽃처럼 향기로울 수 있다면
 마음속 때 묻은 얼룩을 지우게 될까!

댓글목록

힐링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불이 되어 여름 하나절을 노니는 모습이
가히  도량을 넓은 마음을 도포자락으로 펴는 것 같은
한가로움이 눈에 선합니다.

정민기09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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