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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의 전설을 각색하다 말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167회 작성일 18-10-27 11:33

본문

오름전설각색하다 말고 / 백록

 

 

이 섬을 대변하는 전설이다

그 서막이 우뚝한 한라산 영봉이라면 그 끝은

깊은 수심을 품은 아마도 같은 이어도로 막을 내리는,

 

요즘은 커튼콜로 이어진 제 2막 1장의 어간이지만

대략 365일 같은 오름들 그 내막은 하루하루가 다를 것이므로

족히 1년을 써야 제 1막의 대강줄거리가 되겠지

애초의 무대는 바람이 지배하던 망망대해

수만 년 후 내가 머문 여기로 불현듯 불이 솟았겠지

물론, 주연은 설문대할망이고 조연은 수만의 여신들을 비롯하여

천태만상의 돌들, 그 외 등장인물은 부지기수겠지

할망은 첫날 첫 삽으로 백록담을 파고

이후, 날마다 아래로 빙글빙글 돌아다니며

하루에 하나씩 오름을 쌓아올리며

태초의 이야기를 꾸몄겠지

 

이쯤에서, 잠시 숨 고르다 이순을 갓 넘은 이쯤에서

그 오름들 이름을 헤아려보니 고작 내 나이만큼도 모를 지경이니

짐작컨대, 살아생전엔 그 이름들 이루 다 못 외울 지경이니

글을 쓰다 애를 쓰다 더 쓸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으니

아둔한 머리를 붙들고 전설의 서두만 대충 긁적이다 말고

지금은 맨 끄트머리 오름 같은 이어도만 가슴에 품고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 섬의 신세타령 같은 후렴구만

마냥, 부르고 있네

 

자나 깨나 새벽으로 비치는 평화로 오름에서

어느덧 노을을 품은 억새꽃들 춤을 추는 

새별오름 분화구에서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름의 전설에서
오묘하게 얽혀진 그곳에 전설이 설명되듯 합니다
수많은 전설을 시 한편으로 가름하기는 어렵겠지만,
늘 향토적 시를 쓰시는 시인님의 글 속에 많은 것을 얻고 배우고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대로 써봐야지 하다가 도로아미타불입니다
잇는 그대로도 다 못 쓸 판인데...
언감생심, 제가 감히...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병을 달고 사시니 늘 안스럽습니다
어떻게 살펴드릴 수도 없으니...
근데 댓글에 열쇠를 왜 달고 계신지
ㅎㅎ

아무튼 얼른 쾌차하시길...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태초의 이야기가 무궁무진 할텐데 역쉬 테울 시인님께서 술술 잘 풀어주십니다.
귀에 쏙쏙 박아갑니다.
애향심에 열정을 담은 귀한 글, 잘 감상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하세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히 그 전설을 붙들고 긁적거리다 혼낫습니다
ㅎㅎ

오름 이름 하나 겨우 올려놓고
애를 쓰고 전전긍긍하다
도중 내려놯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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