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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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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76회 작성일 18-09-17 08:19

본문

추수하는 날

 

풀섬


가을 안개 내리고

먼동이 트고

밭둑엔 일년 농사 지은 콩을 타작기에

콩털이 한다

곱사등처럼 튀어나온 쇠골,

드럼통이 통통 돌아간다

바짝 마른 콩줄기가 타작기에 들어가면서

껍질이 벗겨지고 누런콩이 바닥에 떨어진다

농부는 해질 무렵 까지 콩을 턴다

장마비에 콩줄기 튼실해져 뿌리 내리고

가을 되니 하늘신 비신에 감사하고

무사히 가을 타작을 한다

봄에 소쩍새 울음에 같이 울고

여름에 풀벌레 소리에

콩잎이 밤잠을 설치고

가을 햇볕에 무르익는다

가을 추수하는 밤 콩은 밤새도록

하느님께 감사드렸다

내가 온전한 몸이 되었다고

농부는 땅꺼미 질 무렵

한 줌의 콩을 부여잡고

일년을 헛되이 살지 않았음을

강한 환희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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