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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5회 작성일 18-08-0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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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명

  활연




  철학관에서 뼈와 살과 내장과 항문을 새로 얻었다 단돈 기만 원에 삶은 달걀을 모조리 세탁할 수 있을까 회의는 덤으로 얻었다

  철학관에서 펜 한 자루를 얻었다 삶은 달걀에다 고운 낯빛과 청아한 목소리와 무심코 코를 파는 습관과 희멀건 샅추리를 묵독하면 몽롱해지는 습관 그리고 결정적으로 성골인 뼈 무늬를 새길 것이다

   개종을 위해 코털을 머리에 심는 자와
   개종을 위해 좆털을 눈썹에 다는 자가
   서로 잃어버린 입술을 항문에 발라주듯이

  철학관에서 물구나무선 한 그루 인류를 보았다 침팬지인지 보노보인지 오랑우탄인지 가슴팍을 치는 것이 화가 났다는 뜻인지 답답하다는 것인지

  철학관에서 내 피가 너를 오염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면상을 철삿줄처럼 쥐락펴락 매만지다가 삶은 달걀 환부를 거반 베어내 쓰레기통에 버렸다

  철학관의 철학을 어여삐 여겨 인간이 종사하는 구절리같이 구불구불 굽이친 무거운 독트린을 위해

  목줄 안에서만 사나운 개처럼 성대가 잘린 목소리로 짖었다 밥 먹여주는 철학보다 더 나은 게 있으면 나와보라! 허름한 옥산가옥 떨켜 슬괵와 저린 철학관은 검은 마천루를 향해 부르짖었다

  나는 눈과 입과 귓구멍과 콧구멍으로 신생한 나를 마셨다 그리고 이내 매혈자처럼 비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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