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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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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월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5회 작성일 18-07-28 22:44

본문

        달과 순이/월수화

 

아까부터

뜨락에서 서성이던 달빛이

문틈 사이로 방안을 들여다보네요

오래된 시집몇권 흐트러진 종이조각 이것 저것이

한쪽 귀영치 책상위에 놓여 있습니다.

 

마실갔던 순이가 사립문을 밀치고 들어 오네요

울타리 밑에서 망을보던 찌르르기가

방에서 빨리 나오라고 팔딱거립니다

달빛에 채인 삽살이가

마루밑으로 얼른 숨습니다.

 

초가지붕에 매달려있는 호박꽃들이 수근 거립니다

"웬 처녀가 저녘마다 마실이람

그것도 덕실이 총각집에...

글쎄 순이 아가씨도 이제

시집갈 나이가 되였나봐..."

 

남의방 엿보던 달빛도

순이 흉보던 호박꽃들도 잠이들고

졸리운듯 이따금씩 울어대는 찌르르기가

한적한 여름밤의 정서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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