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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벤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441회 작성일 18-07-24 09:47

본문

낡은 벤치

(1)

누구나 지나다가 힘들 때 자리했던 
찾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하지만,

앉았다, 쉬어가는 가벼운 통과의례

떠날 때는 어떤 예의도 표하지 않았다

 

밤낮으로 찾아오는 손님을 위해

엎드린 본연의 자세로 등을 열어주고 

부담 없이 쉬어가라는 무한의 메시지는

편리하게 이용하라는 세상의 약속인데

 

세월 속에 스쳐 간 수많은 인연

무슨 사연들이 그곳에서 피었을까?

낡은 벤치로 퇴색하도록 소임을 다해

이제는 소외당하는 노년처럼 내몰리는 지금 

 

변함없는 사명으로 봉사한 자리가

수많은 이용으로 예전 같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페인트칠도 거부반응

부스럼 딱지가 세월에 부침을 호소한다.

(2)

돌아보면 스쳐 간 일들도 갖가지,    

등은 내밀었어도 항상 바닥에 눌려 

무거운 체중에 고통스러운 파열음만  

지옥의 함성처럼 원망하던 일상인데



비가 내려도 온종일 그 자리에

추적거리는 물기가 힘든 시간 속에는

여기저기 부르튼 흉한 옹이들이

독버섯처럼 기생 슬픔을 더하게 했다

 

가끔 무더운 한낮 주변에 나무들 

위로에 그늘은 안식 같은 정을 느끼게 하고

어두운 밤이면 달빛이 휘영청 내려와

고요한 공간에 쉬어가는 한밤의 파노라마,

 

그러던 벤치가 오늘은 왜 끌려갈까?

먼동이 트는 이른 아침,

바람이 앞서거니 빗물이 뒤서거니,

이름 모를 청소차에 하염없이 끌려간다

 

저 멀리 사라지는 모습을 뒤돌아보면

어느 날 벤치에 얽힌 아픈 사연들!

한겨울 살을 에듯 차가운 이별 앞에 

하얀 눈보라가 허공에 피날레를 장식했었는데,

 

흩어져가던 한 쌍의 어떤 슬픈 눈물도

속절없이 멀어지는 바퀴 밑에는

해일처럼 둑이 넘치듯 흙탕물에 모습,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아픔도 함께 멀어져 갔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안부 인사 드립니다
밭에 풀을 뽑다가 잠시 들렸습니다
내일부터 밭에 물을 주어야 될 성 싶습니다
가내 평안을 멀리서 빕니다
감사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낡은 벤치 떠나는 날,
두무지님은 돌아오셨네요.

이 무더운 날씨에 피서라도 다녀오셨나요?  다시 뵈서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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