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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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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소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33회 작성일 18-06-15 09:42

본문

`

 

 

모두가 뭔가로 분주할 때

회전문도 저 혼자 돌고 도는 빌딩을 지났다

네모반듯한 보도블록의 질서를 비웃듯이

옆구리 틈새에 삐져나온 풀들이 긴가민가

새 질서를 세우고 몇 송이 꽃을 꽂고 있었다

그래봤자 여전히 난쟁이로 보여지는 길

가슴이 가난한 걸음걸음을 잠시 멈춰 세우고

이마에 손바닥 그늘을 만들어 본다 저기

따닥 따닥 따다다닥

연초록 가지에 가려진 소리를 따라 걸었다

드러난 뿌리가 묵직묵직 밟혀지고

뿌리 깊은 뿌리가 버티고 있으려니

진원지를 찾는 아날로그 렌즈가 찰칵찰칵 걸음으로

주위를 맴돌며 아픔을 주워담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미 볼록해져 있던 필름 가방은

더 이상 볼록해지지 않았다

시간은 그늘을 옮기고

1천억 개의 은하수와 그 속에 또 다시

1천억 개의 별을 거느렸다는 우주도

한 그루 늙은 느티나무 보다 커 보이지 않았다 

딱따구리 가족은 언제쯤이면 입주할 수 있을지

한낮의 열기 기둥이 길게 휘어지면서

그늘이 기어가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지렁이는 말라 죽어 갔고

기찻길은 노을을 향해 길게 뻗어 나갔다

역장은 반들 반들해진 문고리에 손을 올려놓은 채

길게 목을 빼더니 조그만 창가에 달을 걸어둔다

별들은 평화롭게 빛났고

그 속에 떠도는 숨소리 하나

왜 흐뭇해지는지

저를 찾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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