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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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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565회 작성일 18-06-04 16:53

본문

*홍채옥 / 강만호

가진 것이 없으면 빼앗길 것도 없어요

분무기에서 쏟아지는 물방울보다 많은 인조 진주와 비즈 속에서
천의 색깔과 딱 맞아떨어지는 몇 알을 골라내어
바늘 끝에 꿰고도 그녀의 눈빛은 바늘 끝에 한참 동안 방울져 있다 

사십 년 넘도록 그녀를 태우고 실크로드를 오가던
절름발이 낙타의 발자국을 따라 수만 필의 사막을 건너고 나면
세상의 이편과 저편, 빛과 어둠, 안과 밖은 한 벌로 이어진다

오랜 가내수공업으로 방패를 갈아 바늘을 만들었다던,
누구라도 찌르고 싶던 칼을 숯돌에 비비며
사혈처럼 검은 눈물을 수 체 속으로 흘려보냈다던..

칼에서 살의를 모두 저며내면 칼의 척추를 따라

생선 가시처럼 박혀 있다는 바늘을 한 쌈이나 얻고는

칼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날카로움들을 잠재우느라

침봉이 되어 앉은잠을 자기도 했다던,
다리가 푹푹 빠지며 가랑이가 바닥에 닿아야

한 걸음씩 박음질 되던 길은 미풍에도 지형이 달라 져서

발밑이 굳을까봐 물 한모금 마시지 않았다던

 

실밥을 뜯는다

이제는 굳어버린 지면에 공룡 발자국처럼 뚜렷해진 발자국,

이제는 한 발도 빠지지 않고 돌아갈 수 있다

툭툭 돌부리나 걷어차듯 하릴없이 걸으면

하늘을 기웠던 새들처럼 바닥으로 시간이 흩어지며 드러나는,

햇빛으로 가시관 엮어 쓴, 너 푸른 모스크여


온 몸을 바늘에 찔리며 끝내 지켜 낸 수분 한 방울이다.


그녀, 홍채옥

 

*선인장의 한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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