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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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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34회 작성일 25-05-14 14:51

본문

시간이 지나간 길

 

해와 달 사이

입체의 표면을 접어놓은 봄은

산 위에 기억의 비늘 모가 빛난다

일부는 흘러간 안개구름에 묻히고

일부는 울림의 물결 속에서

빛의 파동에 눈알이 비늘로 가려졌지만

머리가 몸통이고 몸통이 꼬리고

꼬리가 곧 머리인 삶이 연속하는

짐승을 공간이 타고 있어서

공간 안에서 직면과 곡면이 만나는

모서리 전체를 인화할 수는 없다

머리가 평면에 누워 있지만 허리가 곡면인 계절

당신의 턱 밑에 떠 있는 여의주(如意珠)처럼

봄에 이 짐승을 배불리 먹은 사람들이 연기처럼 솟아난다

천지에 변혁의 물이 가득 찰 때

온갖 이무기들이 소환되는 것은 우주의 법칙이다

승천의 두려움에 다시 물속으로 내려가는

구렁이는 하늘도 잡지 않는다

기회를 얻지 못했던 잠룡이 드디어

해와 달 사이를 날아간다

나는 시간이 녹각(鹿角) 향이나

소나무 향기를 지니고 지나간 길에

우두커니를 만나보고 싶어서 괜스레

서성여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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