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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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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6회 작성일 18-03-2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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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아무르박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금순아 어디를 가고 길을 잃고 헤매더냐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 이후 나 홀로 왔다

춘분에 눈보라가 친다
라디오에서는 굳세어라 금순아가 흘러나오고
막걸리 쉰 네가 풀풀 배어 나온다
젓가락 장단에 애매하게 두들겨 맞은
막걸릿잔은 탁자 위에 피를 쏟고
간드러지던 목소리
마디마디 행간에 숨을 몰아
갈듯 말듯 아니 갈듯 영영 아주 많이 갈듯
그러나 나 홀로 왔다는 듯
목소리는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이는데
내리막길에 홀로코스트의 페달을 밟아
다시 산을 오르는
금순아~
하고 부르면
어머니의 부끄러운 시선이
옹색한 변명으로 안주상에 꽂혔다

사랑은 무릇 이와 같았으리
이 세상 사람들 누구
나 홀로 오지 않은 사람이 있었던가
사랑을 남발한 부도수표보다
금순이를 빗대어 발행한 백지수표가
진정 사랑이었으리
은행에 맡겨놓으면 주머니가 가벼워도
든든한 보증수표였으리
어머니는 이씨 집안의 옥자 희자
육 남매의 맏이였다

금순아 하고 부르는 노랫말에
목이 메는 건 어윈 일인가
그 날도 눈보라가 쳤다
아버지의 생일이었다
서울은 온통 하얀 눈에 묻히고
단전으로 도시는 까만 밤이었다
전봇대를 오른 친구분은 다리를 자르고 돌아오셨다
아버지는 길을 잃으신 걸까
그 날 이후 영영 돌아오시지 못했다
6.25 참전 용사가 잠들어 있는 이천 호국원
한 줌의 재가 되어 봉안당에 잠드셨다

아버지가 돌아온다는 이 세상은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홀연히 떠나가신
천상병 시인의 소풍길
스치고 지나가면 다 옛길
3월에 눈보라도 스쳐 갈것이다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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