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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권계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56회 작성일 18-03-20 19:02

본문

처음에 당신은 나를 들고 검은 테이블을 닦았어요. 나는 좋았어요. 당신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나는 자기의 변을 핥는 개의 혀처럼 더러워졌죠. 당신은 나를 쓰레기통에 던졌어요. 나는 좋았어요. 햇살이 봄바람을 타고 여린 새순 위에 앉던 날이었어요. 당신은 나를 들고 가더니 한참을 심심하게 놔두었어요. 하늘이 저녁의 색으로 변했을 때 나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야 했죠. 친구들은 반갑다며 인사를 했어요.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나는 조금 삐뚤게 앉았죠. 2월이 되었어요. 추운 겨울이었죠. 잔잔한 노래가 나오는 곳이었어요. 제목은 몰라요. 나는 좀 더 황색이 되었고요.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은 슬퍼 보였어요. 눈에서 무언가 흘러내렸어요. 당신은 나를 그 사람에게 주었고, 나는 따뜻하고, 투명한 그것을 핥았어요. 맛은 조금 짭조름했어요. 얼마 후 그 사람은 다시 웃더라고요. 나 때문이겠지 생각하며 기분이 좋았어요. 당신은 다시 나를 쓰레기통으로 보내줬죠. 당신을 하루에도 몇 번씩 바라보네요. 당신은 나를 막 만지고, 무심히 찢고, 더럽히지만, 난 그게 좋아요. 내 역할을 하는 거니까요. 나는 다시 제 자리로 갈게요. 열심히 버려지기 위해서 말이에요.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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