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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그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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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72회 작성일 18-03-07 00:03

본문

장마 그치고/장 승규



장맛비가 그치자
골목마다 젖은 초가지붕을 내다 널었다
지붕에 무늬처럼 엎드리고 있던 
새끼 박도 함께 널었다

골목은 휘어진 빨랫줄이다
삼거리엔 
휠대로 휜 빨랫줄을 바지랑대가 받치고 있다
지붕을 양쪽으로 내다 널어서
빨랫줄은 균형을 쉬이 잡을지라도
바지랑대는 휜다
한 번 휜 바지랑대
어깨가 하도 무거워
더 휠까 말까 망설이는데
잠자리 한 마리
바지랑대 정수리에 제 무게를 더 얹는다
바지랑대 휘청한다. 한 번 더 휜다

휜 것들은
휠수록 쏘는 힘을 더 얻는다
저물녘 골목은 휘었던 힘을 발휘한다
젖은 날들 아주 멀리 쏘아 보낸다
바지랑대 허리 편다

맞은 편 남루에서
새끼 박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허리도 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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