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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국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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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가을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54회 작성일 18-03-03 16:27

본문

진한 국물

 

                                             가을물

 

 

말라비틀어진 미역국을 끓일 때

솥은 한적한 계곡에다 참아온 울음을 풀어내는 듯

뜨거운 냄비 바닥 위로 눈물방울이 송골송골 돋아났다

 

뼈아픈 순간마다 가시 돋친 나는

어느새 미역 같이 불어난 몸에

소금뿌리며 떠나달라고 모진 말을 했건만


찬으로 구울 굴비를 꺼낼 때

냉랭한 세상의 냉장고에 들어가면

물컹한 마음도 어느새 말라지곤 하는 건지

두릅으로 묶여 있는 굳은살의 굴비는

어쩌다 엮여버린 우리 인연 같이 옹이 져 있었다

   

멸치보다 깊은 속내의 사내가

속을 끓여온 세월을 더하니

삶은 더 진한 국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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