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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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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63회 작성일 18-02-20 14:24

본문

 

비를 맞으면 풀이나 나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미친놈이 되는 거리,

배은도, 망덕도, 살의도 증오도 아닌

사랑을 용서 받지 못하는

나는 유기견이라네

안락사를 꿈꾸지만

마지막으로 그대가 윈도 브러쉬처럼 손 흔들던

그 자리에서 비를 맞고 눈을 맞고

계절을 맞고 가끔은 매를 맞으며

지은 죄 중 사랑이 가장 큰 죄인

나는 유기견,

사랑한다는 말이 약속인 줄 알았네

길이 든다는 것

내 안에 그대만 다니는 길을 들인다는 것

오로지 그대만 다니던 길이 되어

나는 그대를 기다리네

왜 유기는 자유가 아닌지

그대가 산책길에 채워 준 목줄은

세상에서 가장 큰 자유였네

그대가 붙들 수 있을 만큼만 달린다는 것,

그것이 내게는 자유였네

 

지금 나는 목줄도 없이

그대에게 묶여 있네

사랑이 대죄라

비를 채찍처럼 맞으며

그대가 지나다니는 길가에

그대가 지어준 집인듯

발등에 턱을 파 묻고 엎드려

그대인듯 비를 맞고 있네

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이 서로 길든다는 것인데 유기견이 나와선 안되겠습니다.
착한 짐승의 눈빛이 아롱거리게 하는 시군요.
공덕수님, 오늘도 좋은 데이 하세요.

공덕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피랑님,  제가 요즘 무의미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시가 무의미하게 느껴집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쓰기 싫고 자꾸 잠이 옵니다.

개들이, 고양이들이, 사람이 아니어서 죽어가는 모든
동물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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