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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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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297회 작성일 18-02-16 17:59

본문

텐트를 꺼내려고 지퍼를 열면

부욱 하고 번데기 등껍질 찢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구름의 애벌레처럼 냇물에 연둣물 오르는 오월,

닥치는데로 뚫고 나가야하는 엽록의 기회를 향해

햇빛은 점점 가시를 드러내고,

궤양을 먹고 자라는 꿈을 위해 삼키는 하얀 거짓말들은

점점 약발이 떨어져가는 현탁액이다.

뚝뚝 잘 휘어지기 위해 분절 시킨 폴대 같은 신념들은

잘 펼쳐지듯 잘 접혀야 제 구실하는 날개의 골조다

어떤 색과도 동색이 되어야 하는 보호색을 토하며

화근내 나던 입으로 키스를 하면 서먹서먹하던 혀들이

이내 말을 섞으며 쓸쓸한 밤을 설득 시켰다

나를 칭칭 동여매고 잠재울 언어들은 얼마나 따뜻하고

단 한번의 끊김도 없이 길고도 길었던가?

새벽마다 텐트를 쳐대던 청춘 또한 얼마나 징그럽게

두 쪽 불알에 머리를 파 묻고 축축하게 도사렸던가?

흔들리는 꽃판에 오늘을 딪은 두 발과 퇴화된 두 발을 딪고

내일을 향한 두 발을 날개로 펼친 불안하고도 달콤한 착상,

 

저 먼 산으로 날아오른 우화의 날개 밑에 렌턴을 걸며

홀쭉한 베낭에 접어 넣는 땅거미,

불빛의 탈피각이다.

 

 

 

 

 

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이튼 대이는 대로 시를 잣는 솜씨 놀랍습니다.
야영을 이틀 동안이나 해서 그런지 텐트에 몰래 다녀가신 분들이 많사옵니다.
두 발 단단히 딛고 옹골찬 새해 만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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