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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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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감디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68회 작성일 18-02-05 08:19

본문

묵상

 

 

눈거풀이 반쯤 내려오다 어둠이 스미기 전

잠시 길을 멈춘다

 

태고적 비밀의 문에 이르기 까지 망막은

비의 날개로 펄럭이다 애써 멈추려해도

비는 바위로 변하고 바위도 비처럼 쏟아져

수 만개의 암흙의 돌덩이가 폭우로 몰아친다

 

그치지 않을 것 같던 폭우가 서서히 물러난다

내밀한 속삭임이 비밀의 문을 오르는 동안

물안개 피어나듯 전신을 휘감아오는

피안의 뜰

 

그러나 만개한 상념과 익숙한 습관이 또 불을 밝히면

또다시 난도질하는 칼끝에 살점이 잘리고

아직도 다 잘라내지 못한 수 만의 살점에는

선혈이 검붉다

 

검은 것을 희게 하는 비밀의 문에 다다르기 위해

내리치는 거친 폭우와 바위에 맞서며

비밀의 문이 닫혀있는 하루의 새벽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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