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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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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감디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88회 작성일 18-01-28 21:39

본문

눈꽃 피다

 

 

눈은 내리는 것이 아니라 꽃을 피우는 것이다

 

돌담장 위에도 기와지붕 위에도 매롱나뭇가지에도

 

온통 꽃무더기 이루어 소복소복 피어난다

 

살가운 고샅길 걷는 할머니의 굽은 등에도

 

한적한 갯펄 늪에 널부러진 폐목선의 몸통에도

 

들판을 떠도는 거친 들개의 털투성이 잔등에도

 

골고루 순백의 꽃을 피우고 또 피워낸다

 

꽃은 그냥 피워지는 것이 아니다

 

흙과 물과 햇빛과 바람으로 생명을 피워내는 것이다

 

눈은 내리는 것이 아니라 꽃으로 피어나는 것 또한

 

물이 되어 흙을 적시고 바람 일으켜 햇살 불러 모아

 

봄의 온누리에 정직하게 꽃을 피워낼 것이다

 

사람의 가슴에도 생명의 눈꽃이 피었다가 시들지만

 

정녕 우리가 피워내야 할 영원의 꽃은

 

공평의 눈꽃을 정직하게 줄기차게 피워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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