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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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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5회 작성일 18-02-03 01:27

본문

철학하는 나무


      박찬일

1.

신 새벽, 푸름을 찢는다.

초록과 군청이 찢어진다.

등가방의 어깨 끈을 끊는다.

멜 수가 없다.


일어나자.마음 뿐

급히 챙겨든 가방 끈은

언제나 끊어져 있다.

 

거기

홀로 서 있는 너

밤바람 맞고 서 있는 너


무너진 고관절에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하는 너.

 

허리 밟힌 뿌리들에

덫에 걸린 짐승처럼

언제나 숨을 몰아 쉬고 있는 너.

혀바닥을 땅에 대고 아침을 먹는 너.

남의 아침이 너의 아침이 아니다.


2.

왜 너는

나무란 이름으로 태어난 것이냐?


걷지도 뛰지도 못하며

아무리 혹독한 토분 위에라도

뿌리를 내리는 것이냐?

왜 잎을 내어 햇살과 토닥이며

바람과 마주한 것이냐?

그저 바람에 맡기지 않고 

마주서 갈라치는 것이냐 ?


모두 잊었겠구나.

오래도록 닫아놓은 입

이제는 모두 잊었겠구나.

너도 뛰고 너도 걷고

너도 날수 있었다는 전설

잊었겠구나.

그리하여 저녁이면

긴 그림자 보내 

마실가는 것이겠구나.

모든 것 내어줄 언젠가의 날이 올 때 

그리 쉽게, 비워내 눕는 것이겠구나.

그래서 네 어깨에 쉬이 새들 뛰놀게 하는 것이구나.


3.

나무 하나 보려다

가슴에 자란 나무를 본다.

나무를 보다 숲을 읽는다.

숲을 읽다 서있는 너의 땅을 본다.

거울처럼 마주한 ...


나무는 나무다.


20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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