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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쪽파와 그렇지 못한 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814회 작성일 25-03-31 07:13

본문

지난 해 테라스 화분에 심었던 쪽파가
겨우내 죽지 않고 싹을 틔웠다
자연이 자연스럽지 않고
기적처럼 느껴진다

눈에 보이는 푸른 줄기가 폭설에 파묻혀
죽었거니 했는데
보이지 않는 흙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파뿌리는 얼마나 발버둥을 쳤을까

식물을 가꾸고 보니
뿌리 내린 것들이 달리 보인다
저녁마다 다시 품으로 돌아와주는
아이들과 남편이 고맙고 사랑스럽다

모든 것이 뿌리 곁으로 다시 돌아오는 봄
당신 뜰 안의 어린 감람나무로 살고 싶었던 나는
가시떨기로도
잡초로도
당신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당신을 향한 내 믿음은 아마도
여러해살이풀도 한해살이풀도 아니었나보다

보이지않는 걸 바란다면 인내로 기다리라는
당신의 슬픈 독백이 들리는 걸 보면
30배 60배 100배의 무한 사랑이 뿌려진 옥토에
식재돼지  못한 내 영혼은
3월 끝자락에 내리는 눈 같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작은 도랑의 물이 흐르듯
막힘 없이 시를 읽고
"3월 끝자락에 내리는 눈과 같다"는 시인님의 고백에서
숨이 탁 멎었습니다. 좋은 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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