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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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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유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72회 작성일 17-12-19 20:39

본문

바람의 명상 / 정유찬


틀도 형체도 없다
가끔은 몸살처럼 심하게 몸을 뒤틀어
꽃이 만발한 언덕을 헝클어 놓기도 하며
세상을 두루두루 둘러보다가
머물 곳이 있으면 잠시라도 머물고
지나칠 곳이면 미련 없이 지난다
미련을 두는 것은 어쩌면 내겐
의미 없는 일인지 모른다
그저 휭 하고 불다가
이름 모를 골짜기에 묻히기도 하지만
나는 오늘도
흔적 없이 그대를 향해 불고
이 세상에 분명히 존재한다
내가 왜 바람으로 태어났는지
더 이상 하늘에 대고 묻지 않는다
나의 운명을 알 수도 없지만
바람으로 태어나
바람으로 살다가
흔적 없이 스러져도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나
삶을 골고루 어루만질 나는
죽을 수도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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