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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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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32회 작성일 17-12-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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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선


아무르박


솟대는 새가 날아간 그리움이었네
옹이가 박힌 마음의 굴절이 새의 몸통이 되는
 휘파람을 아는 새처럼
몸통에서 돋아난 여린 가지가
산등성이를 가르치고 있었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날들이
무위로 짙어가는 숲에서
나는 아직 눈을 밟지 못했네
발자국이 없는 그리움처럼

엽차에 몸을 녹이지 못한 장승처럼
웃고 있는 하늘을 본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네
가마솥에 물이 끓고 있는 동안은
적멸을 아는 숲처럼
사거리의 신호등은 아궁이 속에서 몸을 녹이고 있었네
햇살을 받아쓰던 낙엽들이
소실점 속으로 사라지던 날, 목련이
이 겨울날에
봄의 치맛자락을 접고 봉우리로 맺었네
기약 없는 기다림은
남은 잎새 하나 가지 끝에 솟대가 되는
가지 끝에 널린 흰 이불빨래같이

나, 돌아갈 길은 점점 더 순백에서 멀어져만 가네
그리움을 아는 시인이
꽃의 이름을 기억하는 날들은 봄날이었네
주사를 모르는 술꾼처럼
계절을 앓는 사람들이 시인이 되는 걸까
허밍 속으로 사라져간 밤의 뭇별들이
얼음장 밑에 흐르는 물처럼
고요는 아는 새벽을 기다리는 검은 눈동자 위에
하얀 눈이네
당신이 새기고 간 발자국은 지울 수 없네
눈은 아직 숲에 내리지도 않았는데
나이테에 그려놓은 봄날의 기억보다
슬픔을 아는 동심원이 점점이 작아지는 소실점처럼 당신의 이름은 잊히고
얼굴마저 잊힐까
목련에 걸린 솟대처럼 나, 그리움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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