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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내쉬는 한숨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아짜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622회 작성일 17-11-28 14:37

본문

3층 높이의 배관 위
베어내는 긴 칼과 같은 추위와 맞선다

긴 칼에 맞설 방패는,
작업복 한 장의 두께

가난의 길이를 덮을 수 없는 주머니 속에서
갈팡지팡 목적없는 목적지를 찾는 추위에
쩍쩍 갈라지는 살점

더 아래층,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울음소리를 막아보려
비참한 노동자의 현실에 등돌린 세상처럼
동료들의 소름돋는 곡소리를 외면한 채

허공에 내쉬는 한숨

장관이 될 수 없는 배관 위 용접의 푸른 빛
전율이 될 수 없는 공구들 부딪치는 소리

감당할 수 없는 작업량,
숨 차오르는 목구멍에 단내를 가득 채울때 쯤
날개 없는 포유류가 새가 된 적 없다는 것을
한 발 느리게 깨닫는다

자꾸만 변두리로 밀어내는 냉혹한 세상에 발을 자주 헛짚어
온몸으로 간판 위를 붙잡고 살아내야 한다는 것

허공에 내쉬는 한숨이 연소될 때마다
그나마 조금 환해지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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