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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22회 작성일 17-11-24 13:51

본문








아무르박



무속인이 내 관상을 보고
얼굴에 술이라고 쓰였다고 한다
집에 오르는 엘리베이터의 거울을 보다가
내 얼굴에 술을 찾아본다

이마에 없던 ㅅ 이 머리의 빗금으로 그려본다
미간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두 눈에
중심을 잡는 코가 ㅜ 라고 말을 한다
굳게 다문 입술은 침묵이다

내 얼굴 어디에도 ㄹ을 찾을 수 없다.

입술의 ㄹ을 도용하리라

오래 삭아야 그 맛을 아는
친구가 없으면 풍미를 모르는
술맛을 아는 나이가 술처럼 익어가는 계절이었다

풍류를 아는 바람처럼
꽃의 향기를 씻은 빗물처럼
햇살을 나누어 갖은 나뭇잎처럼
세상살이 술 술
엉킨 실타래를 풀듯이 술술 풀어지기만 했다면
술은 익어가도 술맛은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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