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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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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이경경진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69회 작성일 17-11-02 13:51

본문

밤나비 

 

어둠을 벌컥 처먹어버린

등이 굽은 애벌레는

깊은 어둠을 자신의 뱃속에서

소화시킬 오랜 시간을 버텨낸다.

이 밤이 소화되면 밝은 빛줄기마냥

깊은 어둠의 공간 속인 번데기로의 변화

어둠을 처먹어버리더니

되려 어둠 속에 갇혀버리는

때아닌 아이러니함을 번데기는 끝없이 버텨낸다.

 

어둠 끝에 밝은 태양이 맞이할 거라는 기대에

 

기대 속에서 버티는 허리 굽은 애벌레는

어둠을 찢어내고

어둠을 날려버릴 젖은 날개를 갖고

흐느적 나무를 붙잡는다.

그 날개 아직은 쓸모없을지라도

햇빛에 부서지듯 마른 날개

곧 들이밀어 빛을 쫓아 뛰어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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